서울시교육청과 연구자의 집이 공동주관하는 교원 토의‧토론 프로그램 개강식 및 연구자의 집 최갑수 이사장의 인사말

활동소식

*2021년 11월 1일(월) 서울시교육청과 연구자의 집이 공동주관하는 교원 토의‧토론 프로그램 개강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연구자의 집 엄은희 운영위원의 개강선언 및 인사말을 시작으로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과 연구자의 집 최갑수 이사장의 인사말이 이어진 본 개강식은 서울시의 초중고 및 특수학교 교사와 전문 연구자가 함께 하는 자율연수의 의미를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아래는 최갑수 이사장의 인사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단법인 지식공유 연구자의 집’의 이사장으로 있는 최갑수입니다.

먼저 저희 ‘연구자의 집’이 주관하는 이번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주신 선생님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그리고 이 협업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님과 교육청의 관계자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대학에 몸담은 바 있습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좋아하는 용어의 하나가 ‘교학상장’(敎學相長)입니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라는 뜻으로 이젠 진부하기조차 합니다만, 이번 프로그램의 성격만이 아니라 저희 ‘연구자의 집’이 내거는 ‘지식공유’의 취지에도 잘 부합한다고 생각하여 다시금 초들게(입에 올리게) 됐습니다.

‘교학상장’은 개인의 차원에서는 배움과 가르침이 별개의 과정이 아니라 하나이며, 이 양자가 같은 동전의 양면에 다름 아님을 말해줍니다. 사실 이 정도의 깨달음만으로도 이 화두는 이미 값어치를 한 셈입니다. 하지만 저는 한, 두 걸음 더 내딛고자 합니다. 먼저 저는 ‘교학상장’이 가르침과 배움이 끊임없는 되먹힘의 관계에 있음을 전제하기에, 근본적으로 교사와 학생의 위계를 넘어서는 인간 존엄에 관한 ‘민주 공화’의 경지를 그려낸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교학상장’은 파울루 프레이리(Paulo Freire)가 말하는 희망의 교육, 연대의 교육이자,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의 ‘무지한 스승’이 설파하고자 하는 모든 인간의 자율적 주체됨에 대한 믿음입니다. 좀 거창합니다만 한 말씀 더 드리면, ‘교학상장’은 우리의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사이의 지나치게 높은 장벽, 부당한 위계에 대한 성찰 또한 요구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교육체계라는 고도의 제도적 차원에서 교육과 연구는 사실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만큼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과 이와 관련된 예술과 저작, 과학과 기술, 학문, 발명 등이 헌법적 가치를 가짐에도, 연구는 마치 좋아서 하는 취미생활인 양 마땅한 존재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연구자의 집’을 자처하고, ‘연구자 권리선언’을 준비하고, 연구자를 위한 사회주택이나 비정규 교수와 연구자의 문제 등을 기본권의 차원에서 제기하고, ‘지식공유의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노력하는 까닭입니다. 저희의 이런 작업을 지켜봐 주시고 또 성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번 연수 프로그램이 참여하는 모든 분의 역능을 끌어올려 주는 동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거름이 되는 ‘상자이생’(相資以生)의 좋은 기회가 되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자율연구의 과정 자체가 ‘연구자의 집’이 내거는 ‘지식공유’의 절호의 현장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참여하시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1월 1일 최갑수 드림.

37활동소식

댓글

타인을 비방하거나 혐오가 담긴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