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과 연구자의 집이 공동주관한 교원 토의·토론 프로그램 수업 후기 1일차

활동소식

1일차

수업의 참가자들과는 처음 만나는 사이다. 초대면인 교사분들과 자기분석적인 수다장을 만들어보려면 아무래도 질문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떤 질문이 좋을까.

우리를 자기 탐구로 이끄는 질문은 대체로 “당신은 ~ 한가요?”라는 식이다. 이런 문형의 질문은 알고 싶은 내용을 파고들 때 분명 유용하지만, 역으로 상대가 생각하고 들려줄 내용을 제한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자주 접하는가. 대체로 “당신이 무엇을 이루고 싶나요” 같은 목표, “당신은 무엇을 잘 하나요” 같은 능력,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같은 가치, “당신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나요” 같은 취향, “당신은 행복한가요” 같은 감정 상태에 관한 질문들이 많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복합적인 우리 존재를 탐구하기에는 단면적이다. 그리고 쉽다. 단면적이고 쉬운 질문으로는 표면적이고 가벼운 이야기만 나오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러한 통상의 질문들을 보다 매력적인 형태로 함께 고쳐보기로 했다. 어떠한 질문과 마주하면 자기를 파고들고 싶은 의욕이 생길까. 어떠한 물음 앞에서 자신이 스스로 궁금해질까. 가령 이런 질문을 고안해 보았다. “당신은 유명해지고 싶은가요? 어떤 방식으로 유명해지고 싶나요? 그 유명세로 무엇을 하고 싶나요?”, “5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당신의 발언을 듣는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이제 막 태어난 당신의 아이가 당신의 말을 알아듣고 평생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나요?” 이 질문들이 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면, 그것은 질문의 구체성, 관계성, 상황성 때문이다.

윤여일(제주대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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