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사회학회X연구자의집 공동 발표회 후기
(김지혜 이화인문과학원 연구교수)
지난 6월 7일, 환경사회학회와 연구자의집이 공동으로 발표회를 가졌다. 연사인 김성은 박사는 지난 2월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번 발표회에서는 박사학위 내용을 토대로 “영토과학: 지구과학 지식과 국가공간 질서의 상호구성”이라는 제목의 발표가 논의되었다. 토론자로는 카이스트의 박선아 연구원과 동국대학교 황진태 교수가 참여하였다.
김성은 박사는 과학에 대한 논의와 영토에 대한 논의를 종합하여 영토과학이라는 새로운 신조어를 제안하였고, 영토, 영해, 영공, 즉 하늘과 땅,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지식 생산의 과정을 다루어 주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특히 상공에서 벌어지는 지구과학이 어떻게 영토을 만드는 실천과 결합되는지 논의하였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대기 과학 실천과 한국의 대기 과학 실천이 관점에 따라 상이한 방법론과 해석을 낳는다. 특히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연구(KORUS-AQ)를 둘러싼 국내 환경과학원의 지식과 미국에서 생산된 지식의 차이에 집중하여 ‘지구과학’은 누가 하는가?하는 질문을 제기하였다. 그는 ‘지구’의 관점에서 실행되는 지구과학은 영토과학의 또 다른 이름이거나, 매우 특수한 국가의 연구원들만 수행할 수 있는 과학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김성은 박사의 논의가 끝난 뒤 박선아 연구원과 황진태 교수의 심도 깊은 토론은 물론 플로어의 연구자들이 함께 질의 시간을 가졌다. 미국과 한국의 지정학적 논의, 국가-자연과 같은 이전 개념과의 연관성, 한국의 대기과학 정책과 지식 생산에 대한 전반적인 의미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작은 모임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다양한 논의가 이어져 귀기울여서 들을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이번 발표회는 환경사회학의 연구라고 하면 ‘환경문제’의 사회학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모임에서는 지식 생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지구’와 ‘영토’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환경사회학의 문제 의식을 확장할 수 있는 발표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미세먼지는 과학과 정치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환경사회학의 전통적인 주제를 더 심화하는 논의였다고 느껴졌다.
이번 모임은 환경사회학회와 연구자의집이 공식적으로 함께 한 첫 모임이었다. 환경사회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는 커먼즈인데, 연구자의집이 연구자의 커먼즈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둘 사이의 연결은 훨씬 더 긴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환경사회학 논의들이 연구자의집을 통해, 또 연구자의집의 실천들이 환경사회학의 논의 속에 기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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