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커먼즈합정 관련 집담회

활동소식

R커먼즈합정 관련 집담회

일시: 2023년 1월 17일 수요일 16:00 – 18:00

장소: R커먼즈합정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8 씨티빌딩 2층)

참여: 권소희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원)

김성은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연구자의집 사무국원)

김지혜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연구교수)

박배균 (연구자의집 운영위원장,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

박서현 (연구자의집 미디어팀,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전임연구원)

박양범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서울대 사회교육과 석사졸업생)

심한별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서울대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전임연구원)

유정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연구자의집 사무국장)

이미애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연구자의집 운영위원)

정두호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지부장)

최희진 (R커먼즈합정 공간지기,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박사과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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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7일 R커먼즈합정(R커)에 대한 집담회가 진행되었습니다. 2023년 1월 6일 진행된 집담회 이후 1년 만에 이루어진 본 집담회는 R커의 공간지기 등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R커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본 시간이었습니다. 집담회는 R커에 관한 질문을 준비하여 참여자들이 이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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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 누구부터 솔선해서 답을 해 주시겠습니까? 김지혜 선생님부터 하실까요? (웃음)

질문 : R커에는 누가 오는 거야?

김지혜 : R커에는 연구자들도 오고 R짱(R커 공간지기들의 모임인 반상회의 주최자)도 오는데요, 그런데 질문이 애매하네요. 누가 오는 거야라는 질문은 누가 그동안 왔는가일까요 아니면 누가 올 수 있는가일까요? 후자이면 누구나 올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누구나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질문에 답하기로 할까요?

유정 : 네 좋습니다.

질문 : R커에 어떤 친구를 데려 오고 싶어?

박서현 : 같이 활동하는 여러 친구들이 있는데요 그 친구들을 데려 오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제가 커먼즈번역네트워크에서 활동을 하는데요, R커에 이미 온 친구도 있지만 아직 오지 않은 친구들도 있습니다. 저희가 세미나를 대략 두 달에 한 번 꼴로 하는데요, 필로버스에서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R커에서는 못 했습니다. 모임 이후에는 술도 한 잔 하는데요 R커에서 해피아워(R커에서 주로는 행사 이후에 술도 곁들여 진행되는 비공식적 모임)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웃음)

질문 : 나의 경험과 R커의 R을 연결해 보면 네게 R은 뭐야?

심한별 : 철학적 질문인데요.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났습니다. SNL 코리아를 보면 요즘 세대들이 ㅇㅈㄹ이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지랄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났습니다. 박서현 선생님이 답변한 질문을 생각해봤는데 저는 음악, 미술을 하는 사람들을 데려오고 싶다고 답변할 것 같습니다. R커의 언어가 연구자의 그것으로 통일되어 있다는 생각이 있는데요, 좀더 다양한 사람들이 R커에 오면 좋겠습니다.

질문 : 재잘재잘은 뭐 하는 모임이야? 니 생각대로 얘기해주면 돼,

김성은 : 재잘재잘 하는 것인데요 재밌습니다. 기획 의도도 매우 공감하고요. 내용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봐도 재밌는데요, 요즘 반상회에서 나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처음의 목적, 의도대로 꼭 해야 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도 하고 그만 하는 것도 고민하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재잘재잘에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종의 형식 파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고요.

질문 : R짱은 모하는 사람이야?

정두호 : R짱은 반상회를 주최하는 등 하는 게 많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책임감도 있어야 하고요. 그래서 R짱은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웃음)

질문 : R커가 어떤 친구로 자랐으면 좋겠어?

박양범 : 저는 R커가 돌잡이로 실을 잡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장수해야 지랄도 많이 할 수 있고요. (웃음) 그런데 장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게 문제인데요 (웃음) R커가 모든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바위처럼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일동 웃음)

질문 : R커에 오는 사람들 중 누구랑 친해?

박배균 : 저는 다 친하지요. (웃음) 다른 질문에 답변하겠습니다.

질문 : R커에 요일지기가 필요할까?

박배균 : 요일지기란 시스템이 필수적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일지기 시스템을 도입해보자고 했었는데요, 상황에 맞춰서 다른 시스템이 더 나을 것 같으면 바꿔도 되는 것이겠지요. R커의 시스템은 딱 정해진 게 아니고 그때그때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왔다갔다할 수 있는 제도를 찾으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R커에 연구자들, 사람들이 편하게 왔다갔다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흔적을 남기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요일지기는 R커를 당시 누군가 지키고 있어야 되고 청소도 해야 되어 나온 제안인데 이런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매일 누가 꼭 나와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워놓을 수도 있는 것이고요. 요즘에는 동네의 체육관들도 인건비를 아끼려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데요, R커가 그렇게 갈 수도 있는 것이고요, 저는 이런 부분은 그때그때 맞춰서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 : R커랑 연구자의집(연집)은 무슨 사이야?

이미애 : 무슨 사이일까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좀 만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나서 그냥 먹고 마셔도 된다고 생각하고요. 먹고 마시는 모임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알게 되는 것도 있고 실질적인 어떤 구상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그런데 연집과 R커는 다소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같이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고요. 제가처음부터 함께 한 것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원래 아무것도 모르고 R커를 찾아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알아가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든 생각은 R커가 연구자가 학교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하고 교류하며 연구 관심을 나눌 수도 있는 플랫폼의 공간일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말씀드린 것처럼 친한 사람들끼리 밥도 먹고 술도 마시며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간일 것 같습니다.

연집과 R커가 위와 같이 관계를 맺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둘이 따로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하나가 없다면 과연 이상해질지 잘 모르겠습니다. 연집 없이 R커가 있어도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역으로 R커 없이 연집이 있어도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을 것 같고요. 물론 같이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오늘 모임에 참석하신 박서현 선생님과 제주도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때는 연집을 중심으로 생각했었는데요, 핵심 내용은 일단 연집의 많은 사안을 공유한다는 전제 아래 서로 다른 것들이 결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R커연집의 핵심 사항에 대한 연집 위원들의 공유 정도가 좀 약한 것이 주요 문제구나라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깨닫고서 저는 이것 이외의 다른 부분들은 심각하게 접근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가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나눴던 중요한 얘기 중 하나는 인력이든 자원이든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가 안 되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이너스가 되면서까지 어떤 활동들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인데요, 제가 잘못 해석했나요? (웃음) 저는 이 두 가지 사항을 얘기를 나누며 정리할 수 있었는데요, 핵심은 연집의 중요한 사업들의 70% 정도는 공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있는 것들을 마이너스로 만들지 않으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면 개선하면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심한별 : 관련해서 좀 보태고 싶은 얘기를 해도 될까요? 연집과 R커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낯설지 않은데요, 저 질문을 다시 듣고 든 생각은 왜 저 질문이 계속 나올까였습니다. 이제 덮어놓고 가도 될 법한데 왜 나올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것은 무엇이 기대와 다르다거나 아니면 낯설다거나 혹은 그외에도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때마다 R커와 연집이 어떤 관계인가에 대해 계속 정리하려고 노력해야 될까, 정리한다고 무엇이 달라지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지난주 제가 R커에 한 친구를 데려왔습니다. 8년 만에 만난 친구인데요, 영국에서 도시계획에 관한 박사학위를 마치고 왔는데, 2년 전에 돌아온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후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책을 여러 권 번역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새 책이 나와 주려나보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무튼 R커에 왔습니다.

서설이 길었는데요 친구는 고립돼 있었습니다. 최종전공이 도시계획, 건축디자인, 건축이론인데 대학의 테뉴어트랙에 임용되지 못했고 교수님들이 도와주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골방에 앉아 번역을 계속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지속되다보니 귀국한 지 한 4~5년 지난 다음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누군가를 만나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래 전에 만났던 저를 기억하고 연락했는데 R커에 오게 됐습니다.

여기 와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저에게 얘기했는데요, 제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비유적으로 연집이 오갈 데 없는 연구자들의 네트워크, 비빌 언덕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는 연집을 알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다음 R커에는 누구든지 올 수 있으니까 여기 와서 제가 없어도 인사하면 다 환영해 줄 것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R커에 와서 마음을 놓고서 살아온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미애 선생님이 답변하신 질문과 관련하여 연집과 R커의 관계도 R커에 제 친구와 같은 분들이 와서 교류하며 무언가를 하게 되면 이를 통해 연집 활동도 알게 되고 의지가 있다면 가입할 수도 있으니까 굳이 앞으로 양자의 관계가 무엇이라고 먼저 정의한 다음 그에 따라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질문 : R커에 오는 사람 중 누구랑 친해?

유정 : 박배균 선생님이 답변하신 질문과 똑같은 질문인데요 저도 다 친합니다. (웃음) 다른 질문에 답변하겠습니다.

질문 : 반상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람은 누구야? 두 분이 있는데요

유정 : 한 분은 한경애 선생님이고 다른 한 분은 심한별 선생님입니다. 제가 반상회에 처음 왔던 날인데요, 한경애 선생님이 이전에 반상회에 오겠다고 얘기했던 저를 기억하지 못했고, 심한별 선생님은 그런 제게 사발면을 사주셨습니다. (웃음) 그래서 두 분이 기억납니다.

최희진 : 둘이 완전 정반대인데요. (웃음)

질문 : R커에 올 때 주로 뭘 먹었어? 좋아하게 된 음식이 있어?

최희진 : 저는 올 때 근처에 있는 서교동 김밥을 자주 사 먹었는데 오늘 또 김밥을 먹었습니다. 맛있습니다. 전 크림치즈 김밥을 좋아합니다. (웃음)

질문 : R커가 돌잡이로 어떤 것을 잡으면 좋겠어?

권소희 : 알콜을 잡으면 좋겠습니다. 해피아워가 공식적 모임은 아니지만 큰 역할을 하고 있을 것 같아서요. 어떻게 보면 다른 곳에는 가능하지 않은, R커가 가지는 대체불가능한 특징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질문 : R커에서 같이 공부·연구하고 싶은 것이 있어?

김지혜 : 저는 이미 하고 있습니다. 커먼즈에 대해서 같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커먼즈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싶으신 분 언제든지 수요일, 목요일 즈음 열리는 모임에 참여해 주세요.

유정 : 저는 커먼즈를 잘 몰랐지만 토론을 하다 보니 더 정리도 되는 것 같아서 신나지고 있습니다.

김지혜 : 신나지고 있다고요? 커먼즈가 더 재밌어지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유정 : 네. 지난번에 우리끼리 토론하는 것을 구경하러 온 이승원 선생님이 흥미진진해 하면서 구경이 아닌 토론을 하고 가셨습니다.

김지혜 : 첨언을 하자면 저는 R커가 연구자들의 모임이니까 연구가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서로의 연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 : R커 공간을 이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뭐야?

박서현 : 공간을 이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없는데요, 아쉬운 게 있다면 집이 먼 게 아쉽습니다. 자주 보며 얘기를 나누고 함께 섞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활동을 할 때  의미나 때로는 당위도 있어야겠지만 직접 만나 부대끼고 술 마시며 교류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사는 곳이 제주도이다보니 자주 찾아올 수 없다는 점이 좀 아쉽지 R커 공간을 이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딱히 없습니다.

정두호 : 저는 라꾸라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번에 자는 데 불편했습니다. (웃음)

질문 : 앞으로도 R커와 함께 할래?

심한별 : 당근이지 (웃음)

질문 : R커의 존재를 전혀 모르는 친구가 너 오늘 어디가라고 물어본다면 어떻게 대답할 거야?

이미애 : 연구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 얘기도 나누고 차도 함께 할 수 있는 곳. 편안하게. 저는 제가 R커에 있을 때 사람들에게 R커로 오라고 하거든요. 구경시켜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제 아들도 여기 왔었고요. 누구를 만나면 R커에 오는데요, 얘기를 더 나누고 싶으면 R커에 들렀다 가는 것도 좀 필요할 것 같고요. 저는 R커가 연구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편안히 오갈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질문 : R커에서 무슨 행사를 하고 싶어?

김성은 : 이제 그만 행사를 하고 싶어. (웃음) 무슨 행사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더라도 김지혜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좀더 편하게 함께 연구주제를 얘기하는 등 연구하는 것이 주가 되어야겠지만 쉴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하며 양자의 균형을 잘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R커에 와서 잠깐 쉬거나 같이 만날 수 있는 가볍기도 하고 시각에 따라서는 의미 없어 보이기도 하는 행사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질문 : R커 공간을 만들면서 제일 즐거웠던 경험은 뭐야?

정두호 : 저는 여기서 술 마시는 게 제일 재밌고 커먼즈 스터디도 요즘 정말 재밌습니다. 커먼즈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왔었는데요 제 전공과 엮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커먼즈 스터디가 정말 재밌습니다.

유정 : 다시 한 번 홍보를 하면 전공이 다르고 커먼즈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질문을 하다 보니까 각 전공의 입장에서 커먼즈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세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커먼즈에 대한 논문을 한 편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 R커먼즈로 4행시를 지어봐.

박양범 : 제가 하고 싶은 질문이 걸렸습니다.

모두 : R

박양범 : 알라신이여

모두 : 커

박양범 : 커먼즈가

모두 : 먼

박양범 : 먼가요?

모두 : 즈

박양범 : 즈베즈다

심한별 : 준비했는데 이게 무엇입니까? (웃음)

김지혜 : 즈베즈다가 무슨 뜻이죠?

심한별 : 별입니다. (웃음)

질문 : R커가 어떤 친구로 자랐으면 좋겠어?

유정 : 저는 이 친구가 계속 자랐으면 좋겠는데요. 어떻게 잘 자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고백하자면 저도 자식이 한 명 있는데요. 그 친구가 어떻게 잘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이디어가 없는데 제 친구인 R커가 어떻게 잘 자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희 아들이 잘 먹고 잘 자며 충분히 건강하면 좋겠는데 이 정도로 R커가 건강히 계속 자라면 좋겠습니다.

질문 :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에서 네가 R커에서 일주일간 머물러야 한다면 무엇을 가져올래? 세 가지 말하기.

최희진 : 재난 상황이면 인터넷이 안 되는 것일까요? 그러면 노트북을 가져와도 할 게 없네요. 일단 물, 불, 라면. 너무 싱겁다. (한숨) 아 애인! 애인을 데려옵니다. (웃음)

질문 : R커먼즈의 커머너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건 어떨까?

권소희 :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실험실에 소속되어 있는데요, 소속은 되어 있지만 연구주제가 잘 맞는 사람이 주변에 있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비슷한 공부를 하시는 분들에게 커피챗 등을 많이 시도하는데요, 제게는 R커가 물리적으로 조금 멀리 있기는 하지만 R커에 와서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얼굴을 마주보는 것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 R커먼즈로 사행시를 지어줘.

모두 : R

김지혜 : R커먼즈야

모두 : 커

김지혜 : 커피 맛있다.

모두 : 먼

김지혜 :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서즈데이 … (일동 웃음)

모두 : 즈

김지혜 : 즈베즈다 (일동 웃음)

질문 : 너는 주로 무슨 요일에 나왔어?

박서현 : 요일을 특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많이 나오지 않아서요.

박배균 : 그럼 4행시를 하세요.

모두 : R

박서현 : R커먼즈는

모두 : 커

박서현 : 커먼즈다.

모두 : 먼

박서현 : 먼데?

모두 : 즈

박서현 : 즈-ㅇ말 커먼즈네 (일동 환호)

김지혜 : 왜 커먼즈에요?

박서현 : 일단 활동하는 사람들이 커머너들이니까요,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면서 R커를 커먼즈로 만들어 가니까요. 원래부터 커먼즈라기보다는 이런 활동 속에서 커먼즈가 되는 것이지 않을까합니다.

질문 : 반상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시간은 언제야?

심한별 : 제가 초등학교 때 반장 해본 이후로 R짱이 되어 처음 감투를 썼는데요 너무 책임감이 막중했습니다.

질문 : R커 공간을 이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뭐야?

박배균 : R커 공간을 이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해피아워입니다. (웃음)

질문 : R커에 어떻게 오게 됐어?

이미애 : 심한별 선생님의 친구분과 저의 큰 차이는 저는 페이스북을 통해 R커를 알게 되어 찾아오게 됐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당시 연구자들이 갈 곳이 없으면 와서 언제든 이용해도 된다고 되어있는데요 (웃음) 그런데 정말 저는 당시 갈 곳이 필요했습니다. 그날따라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남았는데 궁금했습니다. 마침 그때 연구소를 그만두고 갈 때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채점을 하러 왔는데 당시 아직 정식 오픈을 안 한 상황에서 홍보를 한 것이었고 오자마자 창립대회에 참석하며 돼지머리에 돈을 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정말 오랜만에 정정훈 선생님도 만났는데 마침 제가 동조단식을 하는 중이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요, 채점도 못 하고, 와서는 어리둥절했던 게 기억납니다.

박배균 : 딱 이것이지요. 연구자가 직장 그만두고 갈 곳도 애매하고 수업 마치고 어디 가야할지 애매하고 약속시간이 남아 어디 갈지 애매한데 찾아오게 되는 곳.

이미애 : 그야말로 그렇게 왔죠. 근데 그 이후에는 아무도 이렇게 오지 않은 것이 잖아요. 홍보를 안 한 것 아닐까요?

박배균 : 홍보가 부족합니다.

이미애 : 페이스북을 보고 제가 왔듯이 하면 되지 않을까요. 갈 곳 없는 연구자여 오라 여기에, 이렇게요.

질문 : R커먼즈에 어떤 친구를 데려오고 싶어?

정두호 : 저는 우리 대학원생노조 사람들이 여기를 활발히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노조에 열심히 홍보 중이고 이 근처 사는 분들에게 오라고 열심히 얘기하고 있고 조합원 면담도 여기서 몇 번 했습니다.

질문 : 반상회에서는 뭘 해?

최희진 : 반상회에서는 일지 쓴 것을 확인도 하고 특이사항도 확인하고 규약을 만들고 청소도 하고 R짱을 정하고 그리고 예약 내역을 확인하지요.

유정 : 여기까지 하여 질문이 다 끝났는데요 혹시 다 못한 질문도 있을까요?

이미애 : 말씀드린 것이지만 R커에서 하는 활동이 연집에도 공유되고 그 반대도 공유되거나 혹은 그게 아니라면 R커와 연집이 서로 전혀 관계가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합니다.

박배균 : 저는 연집과 R커의 관계가 맥락 속에서 함께 진화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리적으로는 R커와 연집이 무관하다고 할 수도 있을텐데요 양자가 함께 진화해온 맥락을 생각한다면 하나가 분리되면 다른 하나가 죽을 것이라는 감각이 있습니다.

박양범 : 유명 프랜차이즈는 강남에다 전략적으로 브랜딩을 해서 적자에도 불구하고 유지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는 R커를 1년 정도 해보니 R커가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1년 동안 R커에 참여하면서 R커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사회적 관계를 조성했다고 할 수 있을텐데요, 저는 앞으로도 기대되는 부분도 있어서 적자가 좀 나더라도 유지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지혜 : 질문에서 재정 부분에 대한 얘기가 없어 그 얘기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연집에 회비를 내는 것 이외에도 R커의 활동에 참여하는 차원에서 한 달에 얼마씩 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컨대 1월의 어떤 행사에 참여한다면 소정의 참가비를 내는 것인데요,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분명 임대료가 필요하고 그래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이를 같이 부담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부채감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위와 같이 참가비를 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여료는 부담스러워서요 소정의 참가비를 자발적으로 내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배균 : 처음에 R커를 하면서 사용료를 받고서 유지할 수도 있겠지라고도 생각했지만 사실  그렇게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애 : 만약 그렇다면, 물론 이 정권 안에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관공서의 지원을 받거나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박배균 : 일단 이 정부의 지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그런 방식으로 운영을 하면 공간을 우리 마음대로 쓰는 것, 예컨대 해피아워는 불가능하지요. 어떤 정권이든 한국의 국가 성격과 관료 체계가 유지되는 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을 내놓으라는 말이 먹히지 않는데요, 스쾃을 한다면 한 달 안에 쫓겨나고 한 20억 손해배상 소송이 들어올 것이고요.

유정 : 생각의 차이일 수 있을텐데요 편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R커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간이 있게 됐으니까요 그럼 이제 이 공간을 제가 어떻게 써먹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박배균 : 재밌게 잘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재정적 부담이 있으니까 여기서 10년, 20년 할 수는 없더라도요.

유정 : 제게 남는 숙제는 그러면 다 같이 재밌으면 좋겠다는 것인데요, 제가 재밌으면 다른 사람도 재밌어야 하는 식으로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니 최근 몇 개월이 꽤 재밌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렇게 재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지혜 : 그 몇 개월은 커먼즈 공부의 시간과 겹치는데요 (웃음)

유정 : 꼭 공부가 아니어도 재밌으면 좋겠는데요, 저는 R커 공간이 생긴 것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고, 빚이 있다고 생각하면 자유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 우선은 이 공간에서 좀더 자유롭게 활동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에 재미가 생기다 보면 뉴스레터가 더 많이 퍼지게 하여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후원하게끔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R커에서 하는 활동이 정말 재미있게 보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면 자동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데요, 좀 먼 미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활동이 한 3년 쌓이고 홍보도 이루어져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애 : 그런데 이런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필로버스 등에서도 여러 활동이 충분히 가능하고요, 카페에서 공부도 할 수 있고 사람도 만날 수 있는데요, 저는 R커를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은 심한별 선생님의 친구분 같은 사람들이지 않을까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필요한 사람에게 R커를 열어줘야 되는 것이고요. 제가 페이스북을 보고 찾아왔듯이 R커를 페이스북 등에 자꾸 노출한다던가 아니면 뉴스레터를 통해 R커를 좀더 홍보한다던가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배균 : 말씀하신 것처럼 R커에 갈 곳 없는 연구자 오세요라고 R커의 존재를 홍보하는 식으로 페이스북 등에 주기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R커도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는데 운영이 잘 안 되었죠.

이미애 :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커머닝도 필요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의 커머닝도 필요할텐데요. 오프라인 공간에서 커머닝이 쉽지 않다면 온라인 공간에서의 커머닝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지혜 :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박배균 : R커 페이스북 계정을 공유해서 함께 관리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을 것 같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김지혜 : 요즘 젊은 연구자들은 페이스북을 하지 않습니다.

박배균 : 네 페이스북은 40~50대 연구자들이 주로 사용하지요.

권소희 : 현재는 어떤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만 오게 되는 식인데요, 이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이나 분기마다 한 번씩 R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겪는 경험에 대해 공감하며 함께 얘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수료를 했는데 논문은 안 써지는 사람들이 모여 연구주제 발굴을 같이 해보는 모임과 같은 것을요.

유정 : 네. 그러면 이제 반상회에 대한 얘기로 이어가면 되지 않을까합니다.

[이후 반상회 계획에 대한 얘기가 이어졌습니다. 향후 반상회는 한 달에 두 번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한 번은 ‘알커데이(노는 날: 가벼운 수다모임)’이고 다른 한 번은 ‘연구자의 재잘재잘(공부하는 날: 연구주제 공유하기)’입니다. 연구자들의 커먼즈, R커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연구자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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